아이팟의 음악을 바꾸게 되는 계기는 주로 계절에 따라 바꾸게 된다.
특히 매년 가을이 오면 아이팟에 들어가는 음악 중 '김동률'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김동률의 6집 앨범이 나오면서 한곡 한곡 주의깊게 가사를 읽어가며 듣고 있다.
불꽃놀이와 같은 한순간 사그라드는 화려한 불꽃보다 작지만 긴 시간을 타오르는 촛불과도 같은 곡을 노래하는 가수
그 곡들을 들으며 차일피일 미루어오던 아이팟의 음악을 바꿔야 할 때가 왔음을 느꼈다.
1. 고백
앨범에 담긴 첫곡이어서 그랬을까. 마치 이야기 하듯 잔잔하게 전해주는 노래.
"이제 김동률의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라고 말하는 듯했던.
2. 청춘(feat. 이상순)
김동률을 보여드릴께요.
청춘의 노랫가사 하나하나가 정말 와닿았던.
서로가 참 솔직했었던 그때가 그리워. 때로는 쓰라렸고 때로는 부끄럽고
그래서 고맙던 거칠 게 없던 시절. 모든 걸 나눌 수 있었고 같은 꿈을 꾸던 시절
뭐가 달라진 걸까. 우린 지금 무엇이 중요하게끔 된 걸까
3. 내 사람
이곡을 처음 들으며 느꼈던 것은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피아노 앞에 앉아 그 사람을 떠올리며 부르는 한 남자
그리고 앞으로 많은 결혼식장에서 신랑이
그리고 축가로 불릴 노래가 될 것이라고
살포시 예측을 해본다.
4. Advice(feat. John Park)
아 두 남자가 술자리에 앉아 소주 잔을 기울이며 사랑을 논하는 그런 자리
남자들만의 노래가 고맙습니다.
사랑도 때가 되면 느나요~
5. 그게 나야
남자에게 첫사랑은 평생 간다했다.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기억이 되어 계속 되새김질 하게 되는
우리 서로 사랑했던 그 시절엔 뭐가 그리 설레고 또 좋았었는지
이 부분에서 턱하고 막히게 되는.
6. 퍼즐
글쎄, 이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김동률이 불렀건만..
마치 아이유의 '좋은날'을 연상시키는 분위기
그리고 멜로디가 혼란스럽게 했다.
1번 트랙부터 계속해서 잘 듣고 있었는데
이 6번 트랙에서 다른 의미로 턱하고 막히게 되는.
7. 내 마음은
이 음악은 김동률 보다는 임창정이 불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김동률의 음색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임창정이 부르는 것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8. 오늘
이번 앨범에서 김동률의 저음이 가장 강조되는 트랙이 아닌가 싶다.
9. 그 노래
제목만 보고도 김동률 5집에 있던 '오래된 노래'를 다시 회상하게 하는 제목이었지만
'오래된 노래'의 애절함을 넘어서 이제는 '그 노래'가 시간의 흐름에 빛바랜듯한 느낌이랄까.
'오래된 노래'를 회상하는 '그 노래'
10. 동행
앞에서 잔잔하게 이야기하듯 시작한 '고백'의 끝은 다시 한번 이야기하듯 '동행'으로 마무리 하는
김동률의 이야기에 이번 앨범의 의도를 읽어버린 것 같았다.
특히 이번 앨범의 마침표를 찍는 '동행'은 3집의 마지막 곡이었던 '귀향'과 같은 멜로디를 쓴 것을 봐서
전체적인 앨범이 '회상'이라는 주제로 구성이 된 느낌이었다.
우리들 만났다하면 날이 새도록
끝나지 않던 이야기 서로의 꿈들에
함께 부풀었었고 설레였고 내일이 두근거렸지
언제부턴가 하루가 짧아져만 갔고
우리들 마음은 점점 조급해져갔지
영원할 것 같았던 많은 것들 조금씩 사라져갔지
서로가 참 솔직했었던 그때가 그리워
때로는 쓰라렸고 때로는 부끄럽고 그래서 고맙던 거칠 게 없던 시절
모든 걸 나눌 수 있었고 같은 꿈을 꾸던 시절 뭐가 달라진 걸까
우린 지금 무엇이 중요하게끔 된 걸까
다들 모처럼 모인 술자리에서
끝없이 하는 이야기 그때가 좋았다
언제부턴가 더는 꺼내지 않는 스무살 서로의 꿈들
우리가 참 힘이 됐었던 그때가 그리워
때로는 다독이고 때로는 나무라고 그래서 고맙던 외롭지 않던 시절
모든 걸 나눌 수 있었고 같은 길을 걷던 시절 뭐가 달라진걸까
우린 지금 무엇이 소중하게끔 된 걸까
우린 결국 이렇게 어른이 되었고
푸르던 그 때 그 시절 추억이 되었지 뭐가 달라진 걸까
우린 아직 뜨거운 가슴이 뛰고 다를 게 없는데
뭐가 이리 어려운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