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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고 느끼다/BOOKS

"리처드 루멜트 -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2016.10.09.

원래 어제까지 책 반납인데 어제를 정신없이 보내고 오늘 빠르게 책 리뷰 작성후 반납하기로.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전략이라는 말, 참 멋있어 보이는 단어다.
어릴 때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제갈량은 잊을 수 없는 전략가로 묘사되니까.
지는 전략을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테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아드레날린과도 같은 단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전략이 곧 적이라니. 영문 제목 Good Strategy Bad Strategy보다 확실하게
사람의 시선을 끄는 제목이기도 했다. 
책의 서문에서 좋은 전략은 단순하고 명확하다라고 하였다.
나는 이 정의가 매우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략은 복잡하면 안된다.

<킹오프 파이터 '98>

어릴 적 많이 했던 킹 오브 파이터 기술표다. 저런 격투 게임을 한때 좋아하고 게임보이로 많이 하긴 했지만,
저들중에 사용하는 기술은 1/3을 넘지 못했다.
조작법이 너무 복잡하기도 했고, 그렇지 않고서는 아주 우연하게 버튼을 막 눌렀는데
그게 저 순서가 딱 맞았을 때 기술이 들어가고는 했다.

전략이라는 것이 거창한 숫자로 도배되어 이해하기도 힘들어서도 안되고
한국 특유의 "으쌰으쌰"는 절대 아니라는 말이다. 책에서도 예를 들었지만

 

이재용式 조직문화 대개혁, 삼성전자 ‘스타트업 컬처혁신’ 선언

삼성전자가 24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갖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주의 철학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삼..

news.tf.co.kr

이런건 절대 아니라는거다. 저자가 한 기업의 컨퍼런스를 참석하면서 한 회사의 대표를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그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했다. 

"이길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전략이에요"

 

SERIOUSLY?? 저건 전략이 아니라 자신의 마인드인거지 결코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

선수들에게 "이기자"라는 말만 하는 감독처럼 뻔한 목표나 비전 혹은 가치를 제시할 뿐,
구체적인 행동을 지시하지 않는다. 물론 목표, 비전, 가치도 중요한 삶의 요소이다.
그러나 그 자체로는 전략을 대체할 수 없다.

-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p. 10 -

전략이라는 것을 CEO 혹은 개인이 가진 리더십과 혼동한다면 이는 CHAOS를 가지고 올 수 밖에 없다.
책에서는 전략을 '일관된 대응' 이라고 꼬집었다. 이 말은 즉 문제를 마주하거나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단계에서
분석, 방침, 행동하는 것에 있어 일관되야 함을 말하고 있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에서 적에 대한 첩보 분석, 그리고 그 대응책을 모두 세웠는데
그 결과값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면 전략은 무용지물일테니까.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 전략을 보면 핵심적인 요소가 빠졌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잠복한 질병에 대한 공식적인 진단이 없었기 때문에 치료에 필요한 행동의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단지 금융계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자원의 이동이 있었을 뿐이다.

-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p. 12 - 

위의 글을 보며 조선업에 불어닥친 위기 그리고 조선업을 살려보겠다는 모기업과 정부의 방침을 보면
위 글과 하나 다를바 없다라는 것을 느낀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해결되지 않고 자원의 이동만 있다는 것을.

나쁜 전략은 단지 좋은 전략의 부재가 아니다. 나쁜 전략은 고유한 논리에 따라 잘못된 토대 위에 세워진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까 봐 문제에 대한 분석을 의도적으로 피할 때 나쁜 전략이 나온다.
전략을 문제 해결이 아닌 목표 설정으로 오해할 때도 나쁜 전략이 나온다.
또한 자원과 행동을 집중하지 않고 모든 면을 두루 만족시키려고
어려운 선택을 피할 때도 나쁜 전략이 나온다.
나쁜 전략은 위험하다.
정부는 목표와 구호만 내세우고, 기업계는 희망 사항에 불과한 계획을 수립하며,
교육계는 기준만 높이 잡을 뿐 효율을 개선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유일한 처방은 리더에게 카리스마와 비전이 아닌 좋은 전략을 요구하는 것 뿐이다.

-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p. 13 - 

서문의 마지막 한줄이 강력한 한방이었다.
이 책, 정말 책꽂이 꽂아두고 두고 두고 읽어도 좋을 책이다.

 


- 목차 -

1부 좋은 전략과 나쁜 전략

1장 좋은 전략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만신창이 애플이 기다린 대박 | 100시간 만에 완료한 사막 폭풍 작전

2장 역량의 발견
다윗의 돌팔매 | 월마트의 숨겨진 힘 | 경쟁우위에 대한 관점의 전환

3장 나쁜 전략은 조직을 몰락시킨다
나쁜 전략이라는 개념의 기원 | 미사여구의 함정 | 문제는 무조건 피한다 |
목표와 전략의 혼동 | 잘못된 전략적 목표

4장 나쁜 전략이 만연하는 이유
어려운 선택을 피하려는 리더 | 빈칸만 채우는 형식적 전략 | 긍정적 마음가짐에 대한 터무니 없는 믿음

5장 좋은 전략의 핵심 요소
냉정한 진단 | 짜임새 있는 추진 방침 | 일관된 행동

2부 좋은 전략을 만드는 역량의 원천

6장 지렛대를 활용하라
상상하지 말고 예측하라 | 작은 힘을 키워주는 받침점 | 집중하면 강해진다

7장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
모호함을 지우고 단순화하라 | 불확실한 상황의 덫 | 조직 수준에 맞는 목표 단계

8장 위기에 빠진 사슬형 시스템을 구하라
저효율이라는 슬럼프 | 뒤엉켜 있는 정체 벗어나기 |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우월성을 확보하라

9장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
전략의 아버지, 한니발 | 구성 요소의 유기적 결합 | 전략적 자원을 확보하라 |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10장 집중적으로 표적시장을 공략하라
차별적인 정책들의 공통적인 목표 | 자원을 집중하라

11장 몸만 커지는 성장은 위험하다
성장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 | 규모의 경제라는 빛 좋은 개살구

12장 장점이 곧 무기다
고릴라와의 레슬링 | 경쟁우위의 본질 | 경쟁력을 확보하는 법 | 가치를 창출하는 변화

13장 변화의 흐름이 아닌 내용을 읽어라 
변화에 대한 깨달음 | 근본적인 역량의 발견 | 컴퓨터 산업의 구조 변화
변화의 파도에 올라탄 시스코 | 변화의 단서

14장 관성과 엔트로피에 민감해져라
오래되어 굳어진 습관을 씻어내라 |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라

15장 시장의 강자, 엔비디아 대해부
3D 그래픽, 유타, SGI | 컴퓨터 게임의 필수품, 그래픽 카드 | 엔비디아의 전략
경쟁자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 | 앞으로의 전략

3부 전략가처럼 생각하는 법

16장 전략, 과학을 만나다
전략은 가설이다 | 계몽과 과학 | 보편적 인식 뒤흔들기 | 이례적인 에스프레소 바
진화하는 커피 문화 | 일 지오날레를 통한 가설 검증 | 로스팅, 브랜딩, 서빙까지 수직으로 통합하라

17장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검증하라
중요한 일 10개를 정하라 | 태도와 방법론 | 올바른 작업을 위한 기술적 도구
판단력은 연습에서 나온다

18장 냉정을 잃지 말라
판단력 상실이 만든 헛된 꿈 | 금융위기를 부른 군집행동과 내부 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