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페이지들/HE

"INTJ가 생각하는 국민의 힘 대선 후보"

2022.01.04.

 

며칠을 고민을 하다가 30대의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지하며 나중에 뒤돌이켜봤을 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 기록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써보게 됐다.
정치 관련 글을 공개적으로 쓰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바보 같은 것이겠지라는 생각도 들었다가도 자기 검열만큼 안좋은 것은 없다는 생각에.

비록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말 했지만.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말고
- 《리어왕》 셰익스피어 -

가장 최근에 MBTI를 했을 때 INTJ에서 ENTJ로 바뀌었지만, I와 E는 매번 바뀌는터라.
그리고 INTJ였을 당시의 생각들이라서 제목을 저렇게 작성해보았다.

우리 집안이라고 하기에는 무슨 대단한 집안같지만 어쨌든 어느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아니다 어느 쪽에서 보던간에 배신자 집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할아버지는 과거 월남전 참전, 군인 출신으로 전남 지역에서 민주당 출신으로 출마했던 이력이 있고,
지금은 보수 성향이 상당히 강한 분이시고,
집 어른 분들은 대부분이 보수가 말하는 가치에 동의를 하시고 지지하는 쪽에 있고,
아버지 같은 경우에는 학군단 출신에 국가관의 중요성에 대해 어릴 때부터 강조하셨던 분.
나 같은 경우에는 보수지만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고, 과거 현 국민의 힘 당대표에게 개인적으로 기부금을 냈던 이력,
바른미래당에 당비를 냈던, 최근에는 국민의힘에 당비를 내고 있는 당원으로 있다는 점. (2022년 6월 즈음엔 탈당)
배신의 정치라는 강을 지금도 못 건너가고 있는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2022년 12월 지금은 아님)

정치에 관심많은 집안에서 태어났다보니 명절 때는 정치 이야기는 빠질 수 없고, 단골 소재라는 점.
그렇다고 해서 다른 관점을 보는 진보 성향의 친구들이랑 못지내나 하면 또 그것도 아니고.
진보 의원 보좌관 출신 친구들도 있고, 그 친구들이 어떤 경험을 통해 그러한 관점을 가지게 됐는지도 이해하고
두루두루 잘 지낸다는 점,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니까.

가장 최근에 당원으로서 대선 후보를 선발하는 투표에서 지난 대선에 이어서 동일한 인물에게 소신 투표를 했다.
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지만,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나의 한표로
이번 정치 인생을 마무리짓는 것이 아닌 지속해가길 바라는 생각에서.

5060 그 이상되는 어른 분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윤석열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었다.
민심이 그렇다고 하면 또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이미 Biased된 내부에서의 투표 결과라 아쉬움이 남았다.
투표 결과는 이제 와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것이겠지만, 첫 단추가 잘 못 채웠다는 생각.

당원 투표에서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 57.77%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 34.80%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 4.27%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37.94%
홍준표 후보 48.21%
유승민 후보는 10.67%

오랫동안 유승민 후보를 지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차례의 투표를 보면서 참 복잡한 감정이 들었던. 
대선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이 됐을 당시에도 가장 중요했던 점은
2030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오는지가 관건이었는데,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은 이재명 32~35%, 윤석열 25~31% (2022년 1월 초 기준)
결과론적으로는 지지율은 뚝뚝 떨어지고, 내 관점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김한길, 신지예 등 선대위 해체가 되었다.
신지예는 끝까지 나가면서도 이준석 당대표 사퇴하라며 곱게 나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뻔뻔하다는 생각을 했다.
당원들이 투표해준 당대표와 본인이 동급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웃기지도 않지.
이준석 당대표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지지해왔었지만,
최근 성접대 관련된 의혹들이 재기되면서 쉴드 쳐줄 생각도 없거니와 일단 관망하는 중.
일단 이준석 당대표 같은 경우에는 윤석열 후보에게 했던 행동들을 봤을 때 옹호해줄 수 없겠다라는 판단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윤석열 후보의 당대표 패싱 관련 행동들은 2030의 거부감을 일으켰다는 생각.
그 외 했던 모든 행동과 발언은 똥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효타도 없었고, 영양가도 없었다.
특히 신지예 선대위 영입은 지난 몇년간의 보수 정당의 정책 기조의 레거시를 뒤흔들 정도였으니
저런 선택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했을까 싶고.
그런 와중에 발언의 타이밍, 행동의 타이밍은 이재명 후보를 나도 주목할 정도로 확실히 감각적이었다.
확실히 정치 경험이 많은 사람과 없는 사람의 단적인 차이를 보여주었다.

정권교체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능구렁이와 철면피인 이재명 후보의 대항마로 윤석열 후보는 정말 악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홍준표 후보가 참 밉상이긴 했지만 오히려 이제 와서는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
5060의 대다수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으니 더 아쉬운 것이겠지만,
가장 가까운 부모님을 몇년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그 분들의 지지 기반은 사람보다는 당에, 정권 교체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
물론 사람에서부터 비롯된 당에 대한 지지지만.
그리고 그 이면에는 상식, 공정, 정의 라는 키워드가 있다.

그리고 이 상식이라는 범주는 상당히 넓긴 하지만, 사람됨에 대한 상식이라는 생각.
내가 느끼는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해야할까.
진보건 보수건, 사람이라면 팔은 안으로 굽는 법.
비리나 내부 친인척에게 특혜 의혹 혹은 발각이 되었을 때
진보와 보수가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진보의 경우 "왜, 뭐, 어쩌라고" 라고 하는 측면이 강하다면,
보수의 경우 "어이쿠, 걸렸네. 쏴리" 라고 하는 모습이 조금 더 보인달까.
저 쏴리가 정말 미안해서 한 것일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아니다의 비중이 높을 듯)
부끄러움을 모르는, 염치없고 뻔뻔함 이라는게 진보의 모습이 아닐까.

부모님과 정치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나오는 가장 많이 나오는 단골 멘트는
1. 될 사람을 뽑아야 한다
2. 표가 갈리게 하는 것이 상대 정당이 원하는 것이다.
3. 차악을 뽑는 것이 투표다. 어쩔 수 없다.
4. 정권 교체는 해야 한다.
5. 젊은 애들이 뭘 모른다.
6. 건강한 보수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말하는 점은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서는 안된다고는 나 역시도 생각한다. 다만, 윤석열은 지지해줄 수가 없다.
정권교체라는 큰 그림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투표를 해야겠지만, 지지는 못해주는.
될 사람을 뽑아줘야한다라는 것도, 표가 갈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차악을 뽑는 것도, 한국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되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안타까움.

젊은 애들이 뭘 모른다라는 관점에서는 부모님과도 이야기 하면서 말 했지만,
과거 부모님 세대와 현 세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식의 접근 루트, 소비와 발전 속도 등
부모님 세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빨라졌고,
부모님 세대의 연륜과 경험을 따라잡을 수 있을 만큼 세상은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젊은 세대들이 뭘 모르지 않는다고.
오히려 더 알면 알았고, 더 광범위한 경험, 깊이를 가진 젊은 세대들이 있다는 점.
다만 부의 양극화 만큼이나 지식의 양극화, 지적 수준의 양극화도 존재한다는 점.

그러한 관점에서 윤석열 후보를 대선 후보로 당선시킨 것은 전략적으로 악수였다 생각하는 점은
애초에 2030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 후보였고, 2030은 정말 단순하다는 점.
비유하자면 숏폼 컨텐츠에 익숙하고, 유튜브 광고 몇초도 보는 것이 싫어서
프리미엄을 결제하는 세대라는 점. 노래 가사 전체 보다는 훅 가사 몇초가 더 익숙한 세대라는 점.
그런 관점에서 접근을 했더라면 윤석열은 절대 후보로서 적합하지 않았다.

김 젓가락 후보

복잡한 설명은 빼고, 정말 지극히 단순하게 보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젓가락을 가져다놔도 정권교체라는 명분하에 5060은 지지해준다는 것,
그런 관점에서 접근을 했더라면 이 사단은 안 났을 터.
기존에 타 후보의 2030의 지지율을 기반으로 그 후보를 대선 후보로 놓고
2030의 지지율을 유지 확보하는 노력을 하는 쪽이 정권 교체에 더 가능성이 높았겠다라는 생각.

지금와서 후보를 교체하자는 것이냐?라고 하면 그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아니다 싶을 때 '빠른 손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
선대위 해체가 그 첫 단추가 되었고, 이제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정권교체의 확률이 조금이라도 올라가지 않을까.
이준석 당대표가 2030의 대표성을 띄는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이준석 당대표가 사퇴한다면 그나마 남아있던 2030 마저 엎어버리는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
지난 몇년 간 이준석 대표나 하태경 의원이나 2030 들을 끌어오려고 노력했던 것,
그리고 그 효과는 입증이 되었고. 그것을 날려버린 것은 누구일까 생각해보면 책임소재는 명확하고.

윤석열 후보와 그 주변 인물들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정말 0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모든 것들이 2030의 눈에 좋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겠지.
이준석 당대표도 처신을 잘 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어리다고 해서 당대표를 무시하고 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작금의 상황을 만든 것.
이준석의 내부총질이 잘못했다라고 주장하는 입장도 이해는 하나 그에 대응하는 윤석열 후보측은 상당히 미숙했다.
이준석은 2030에 대해 조심하라고 경고를 했고 틀린 말은 하지 않았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꼰대라는 것에 알레르기 수준으로 거부감이 심한 2030의 역린을 건드렸다.
신지예 영입은 기름을 부었고.

그나저나 자살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예전에 군대에 있었을 때 투표에 참여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군대 선후임들이 각자 우편으로 받은 공략집을 살펴보는 것을 봤었는데 상당히 단순했다.
군복무를 했냐, 안했냐, 자식이 군대를 갔냐, 면제냐, 공익이냐
이것 하나로 '일단 거르고 본다'의 기준이 되었다.
상당히 단순하지만 어떤 관점에서 정치인들을 바라보는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최근 몇달간 정치인 자녀들의 일탈들을 보며 궁금증이 생긴 점은
참 신기한게 다들 정신질환이나 정신병원 진단 기록이 있다는 거..
정신병원을 간다는 것 자체가 참 심리적 허들이 상당히 높은데
유독 그 계층에서 많다는게 참 신기할 정도.